77세 이석구 사장, 신세계 백화점부문장 선임…51년 유통 경력으로 조직 정비 나선다

신세계그룹이 백화점부문의 새로운 수장으로 이석구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올해 77세인 이 사장은 197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이후 50년 넘게 유통업계에서 활동한 경영인으로, 이번 인사를 통해 백화점부문 전체의 경영관리와 조직 운영을 총괄하게 됐다.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은 6일 이석구 사장을 신임 부문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현재 맡고 있는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직도 계속 수행하며, 신세계백화점과 면세점 등 주요 관계사의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인사는 신세계그룹이 추진 중인 계열분리와도 맞물려 있다.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부문이 이마트와의 분리를 준비하는 가운데, 오랜 경영 경험을 보유한 이 사장을 중심으로 내부 관리와 감사 기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949년생인 이 사장은 동성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삼성물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기업 경영관리와 유통사업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1999년에는 신세계 백화점부문 지원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신세계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이마트부문 지원본부장과 조선호텔 대표이사 등을 거치며 백화점뿐 아니라 대형마트, 호텔 등 여러 사업 분야에서 경영 경험을 넓혔다. 다양한 계열사의 조직 운영과 사업관리를 담당해 온 이력은 이번 백화점부문장 선임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 사장의 경력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시기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이사 재임 기간이다. 그는 2007년 12월 대표로 취임해 2019년 3월까지 약 11년 동안 국내 스타벅스 사업을 이끌었다.

이 기간 스타벅스는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2016년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연매출 1조28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 1조 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모바일 주문 서비스인 ‘사이렌 오더’도 이 사장이 대표로 재직하던 시기에 도입됐다. 매장을 방문하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음료를 주문하고 수령하는 방식은 이후 커피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며 국내 커피 소비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9년 이 사장이 스타벅스 대표직에서 물러날 당시에는 후임 인선을 미리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그는 회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새로운 대표 선임을 검토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했고, 회사는 퇴임 약 1년 전부터 후임자를 찾기 시작했다.

70세를 맞아 10년 넘게 맡았던 스타벅스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듯했지만, 그의 활동은 계속됐다. 퇴임 이듬해인 2020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JAJU)사업부문 대표를 맡으며 다시 경영 현장에 복귀했다.

이후에도 신세계그룹 내 여러 사업을 담당했다. 2022년에는 신세계 신성장추진위원회 대표를 맡았고, 2023년에는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로 이동했다. 지난해 9월에는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면세점 사업까지 경영 영역을 확대했다.

이처럼 이 사장은 호텔, 커피전문점, 생활용품, 홈쇼핑, 면세점 등 다양한 소비자 대상 사업을 경험했다. 각 사업은 고객층과 판매 방식, 수익구조가 서로 다르지만 유통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조직 관리 경험이 공통적으로 요구된다는 특징이 있다.

신세계디에프 대표 선임 당시에는 면세점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주요 과제로 주어졌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운영에 따른 임대료 부담과 경영 효율성 문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역할이었다.

이번 인사에서는 기존 면세점 경영을 계속 맡으면서 백화점부문 전체의 관리 업무까지 추가로 담당하게 됐다. 단일 계열사의 경영을 넘어 여러 관계사를 아우르는 조직 운영과 감사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백화점부문의 감사 기능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시스템 경영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백화점부문은 지원본부와 관리본부 체제로 운영되며, 김선호 부사장이 지원본부를 담당한다.

특히 이번 인사는 신세계그룹의 세대교체 및 계열분리 과정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명희 총괄회장 시절부터 그룹 내 핵심 계열사를 두루 거친 이 사장이 정유경 회장 체제에서도 주요 경영 과제를 수행하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부문과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부문의 계열분리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부문의 독립적인 경영체계와 내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 사장이 새롭게 맡은 백화점부문장 역할 역시 이러한 변화와 연결된다. 계열사별 관리체계를 정비하고 경영 투명성과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 향후 독립적인 사업 운영을 뒷받침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1999년 신세계에 합류했을 당시에도 백화점부문 지원본부장을 맡았다. 당시에는 백화점 사업의 지원 업무를 담당했지만, 27년이 지난 지금은 관계사 전반을 관리하는 부문장으로 역할이 확대됐다.

1975년 첫 직장에 입사한 이후 51년 동안 경영 현장을 떠나지 않은 이 사장의 이번 선임은 신세계그룹이 풍부한 실무 경험과 조직 관리 역량을 다시 한번 중시한 인사로 해석된다.

향후 이 사장이 면세점의 경영 개선과 백화점부문의 조직 정비라는 두 가지 과제를 어떻게 수행할지 관심이 모인다. 특히 신세계그룹의 계열분리가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경영관리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전 요소가 될 전망이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